전체 목차
- 스타트업 투자 유치 (1) - 정말 투자가 필요한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 스타트업 투자 유치 (2) - 12월은 피하시고 자체기장으로 전환하세요
- 스타트업 투자 유치 (3) - 3개년도 예측 손익계산서
- 스타트업 투자 유치 (4) - 기업 가치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요?
- 스타트업 투자 유치 (5) - IR Deck과 피칭(Pitching)
- 스타트업 투자 유치 (6) - 투자자 미팅 후의 핑퐁
- 스타트업 투자 유치 (7) - Termsheet와 투자계약서
- 스타트업 투자 유치 (8) - 주금납입 후, 아직 한 발 남았다
안녕하세요 Jarvis입니다.
가급적 1주일에 한 개씩 포스팅을 올리려고 하는데 이번 주는 현업이 너무 정신없어서 좀 늦어졌습니다. 투자 관련 포스팅 시리즈의 개요를 좀 바꿔서, 투자 프로세스는 내용을 좀 간단하게 하고 이번 포스팅에 같이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Pre A ~ Series A를 기준으로 작성함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투자 단계를 나누는 여러 기준이 있지만, 대략적으로 이 단계는 Product 런칭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 성과를 내기 직전이나 초반 성과가 나오고 있는 단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돈이 입금되기까지는 6개월 정도 걸립니다.
대략적으로 주요한 이벤트를 작성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투자유치 결정 이후 IR Deck을 포함한 제반사항 준비 : 1개월
- 투자자와 1차 미팅(Casual Meeting) : 1개월 ~ 1개월 반
- 공식 IR(Pitching) : 2주 ~ 1개월
- VC 투심 : 2주 ~ 1개월
- 2~3 단계는 딱 나뉘어지지 않고 Contact하고 있는 투자사마다 병렬적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 Termsheet 협의 및 투자실사 : 2주 ~ 1개월
- 투자계약서 작성 : 2주
- 계약 체결 이후 주금납입 : 1개월
각각의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이후 포스팅에서 차차 설명드릴 예정이지만 아무튼 전체 기간을 최소로 잡으면 5개월 정도이고, 최대로 잡으면 7개월 정도 되네요. 물론 여러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가령 1) 기존 투자 이력이 있고 기존 투자사만 재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이것보다 절반 정도로 줄어들고요, 2) 외국계 VC와 협의하는 경우에도 전체 기간이 50~70% 정도로 단축됩니다(단, 일본 쪽의 VC는 서류 작성 과정을 꼼꼼하게 하는 경우도 있어서 오히려 좀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3) 하나의 투자사가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클럽 딜(여러 투자사가 동시에 투자)의 형태라고 한다면 Valuation이나 투자금과 관련한 조율 과정이 좀 더 길어지기도 하고 4) 또 투자기간 내 12월이 포함되어 있다면 +1개월 정도 추가 소요를 가정하시는 게 좋습니다(요즘에도 그런지는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12월에 무슨 일이 있나요?
보통 VC에서 12월에 투자 프로세스를 진행하지 않는 이유는 VC도 소위 말하는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투자에 대해 전혀 모르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면, 일단 VC는 대부분 VC의 돈이 아닌 남의 돈으로 투자를 합니다(이게 펀드죠). 그래서 투자계약서를 보면 투자자가 VC가 아니라 펀드로 되어 있습니다.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도 직접 주식에 투자하시기도 하시지만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으실텐데, 이런 경우 펀드를 모집하는 증권사 = VC 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펀드에 투자하신 경우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혹은 운용사)로부터 펀드 운용에 대한 보고서를 받으실텐데요, 마찬가지로 VC도 이 펀드운용보고서를 써야 합니다. 제가 VC 출신은 아니기 때문에 report의 작성 주기는 정확히 모르지만 연말에도 작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한편 보고서 작성에도 시간이 들지만 12월에 투자를 진행할 경우 펀드 자체의 변동성 역시 생기기 때문에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봅니다.
또 법인이 일반적으로 12월에 결산 및 내년도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VC 역시 이런 계획을 세우겠죠? 가령 지금 운용중인 펀드의 예상 수익율은 어떻게 변화하고, 내년도에는 몇 개의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고 이에 대한 심사역의 충원 같은 계획들을 세울 것으로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연말 휴가라던지 이런 저런 사유들이 겹치게 되면, 아무래도 12월에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따라서 투자 유치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보통은 7월, 늦어도 8월에는 시작하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이 내용은 투자 집행 건수와 관련한 외부 변수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월별 투자 집행 건수를 살펴보면 위의 내용과 다를 수는 있습니다. 가령 해당 기간에 투자유치를 시도하는 기업의 수라던지, 금리의 변동이나 자본시장의 추이라던지 하는 큰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투자 준비의 선행조건 : 자체기장
지금까지 투자 프로세스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드렸는데요, 이제부터는 투자자 미팅 전 준비해야 하는 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대략적으로는 아래와 같고 마찬가지로 Pre A ~ Series A를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현재까지의 기간(월, 분기, 연도)별 손익계산서 및 Cash burn, 연도별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
- 현재까지의 Product, Marketing 등과 관련한 KPI
- Product가 속한 시장 관련 Data
- 향후 3개년의 추정손익계산서
- 향후 3개년의 주요 KPI 추정치
- IR Deck
- 투자자 리스트
- 주주총회 및 이사회 서류 보완
갑자기 자체기장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서 이 부분을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자체기장은 위의 준비사항 중 1과 관련이 있는데요, 보통 Pre A ~ Series A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은 자체기장을 하지 않고 회계법인 혹은 세무법인에 기장대행을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장은 ‘장부에 기재하다’라는 뜻으로서 수입, 지출 등 사업 과정에서의 모든 거래를 장부에 기록하는 것을 말합니다.
근데 이걸 왜 회계법인이나 세무법인에 위탁해서 처리하게 되냐면, 여러 이유가 있지만 크게 1) 부가세 신고 및 납부 등의 세무업무에 대한 위탁이 가능하기 때문이고 2) 계정에 따른 원장 작성 3) 반기, 혹은 연간 재무제표 결산 등의 이유가 있겠습니다. 1)은 투자와는 크게 관계가 없고, 2)와 3)을 묶어서 조금 더 설명드릴게요.
회사가 법인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면, 매년 1회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은 주주에게 연간재무제표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쉽게 말해서 회사의 주인인 주주에게 우리 회사가 돈이 얼마나 있고, 1년 간의 매출과 사용한 비용에 대해 확인을 받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이게 형식과 항목이 정해져 있거든요. 이 정해진 항목을 계정이라고 부릅니다.
만약 회사에서 식사를 하고 비용을 지출한다면 이 비용을 어느 계정에 포함해야 할까요? 아마 복리후생비에 포함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정수기를 렌탈해서 사용하고 있다면 이 비용은 어디에 들어가야 할까요?(지급임차료) 회사에서 AWS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 비용은 어디에 포함될까요?(지급수수료) 이런 부분에 대한 업무적 지식이 부재하기 때문에 보통은 회계법인이나 세무법인에 기장을 의뢰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첫 번째 문제가 발생합니다. 보통 기장대행을 하는 경우 (가)결산은 반기 단위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분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투자를 진행하다보면 손익자료를 월별로 요구하는 투자사가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 협의를 통해 분기 또는 반기 단위의 손익자료를 보통 제출하게 되지만 자체기장의 경우 내가 원하는 기간으로 언제든지 (가)결산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에서 조금 더 유리하게 됩니다.
첫 번째 문제는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고, 두 번째가 훨씬 중요합니다. 바로 VC에서 투자를 검토할 때 주요하게 보는 부분이 ‘Unit Economics’이기 때문인데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매출이 1단위 증가할 때(1원의 매출이 날 때) 발생하는 이익입니다. VC가 Unit Economics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스타트업의 초기 적자가 ‘계획된 적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유닛 이코노믹스에서 중요한건, 이익의 개념이 영업이익이 아니라 공헌이익(contributiion margin)이라는 점이죠. 공헌이익은 ‘매출총이익 - 변동비’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판매관리비는 변동비와 고정비의 합으로 구성됩니다. 변동비는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같이 증가하는 비용을 의미하고 고정비는 매출 증가와 관계없이 소모되는 비용입니다(물론 여기 안에서도 준변동비, 준고정비로 세분화하기도 하지만). 예를 들면, 어플리케이션 게임의 경우 구글이나 애플에서 결제를 하게 되면 약 30%의 수수료를 구글이나 애플에 지급하게 됩니다. 이게 변동비고요, 한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라이센스를 구매한 것은 고정비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외부기장을 하게 되면 보통 위에서 보여드린 형태의 결산자료를 받게 되는데, 이 자료만 가지고는 변동비와 고정비를 구분할 수 없습니다(예로 앞서 설명드린 게임이나 라이센스 비용은 계정과목 상 모두 지급수수료에 해당합니다). 결국 이것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계정별 원장이라는 것을 기장대행 업체에 의뢰하여 받은 후 각 비용에 대해 변동비와 고정비로 재분류(정확하게는 속성값을 부여)하는 작업을 추가로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투자 유치 단계에서만 1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 월 단위로 투자사에게 Report할 때 포함되어야 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결국 계정별 원장을 받아서 무엇인가를 작업해야 한다면 이미 회사에 자체기장이 거의 필요한 단계로 근접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이 단계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스타트업은 많습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 회사와 다른 회사가 투자유치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할 때, 다른 조건이 매우 유사하다면 투자자가 선택하는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요?
다음 포스팅은 Jarvinspire의 두 번째 프리미엄 포스팅인 3개년도 손익계산서 작성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많이 배우겠습니다.